AI에 맞선 인류의 첫 파업

지난해 헐리우드가 잠시 멈추었던 것을 알고계신가요?

미국작가조합(WGA)과 미국 제작자연맹(AMPTP)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파업이 무려 148일간이나 이어졌는데요, 여러가지 쟁점이 있지만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AI에 맞선 인류의 첫 파업으로 기록되었다는 점입니다.

제작사들은 효율성과 제작비 절감을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데요, 이미 현장에서는 AI가 만든 대본 초안을 작가들에게 수정하라고 지시하는 등 AI와 작가의 분업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핑계로 작가들에게 적은 임금을 지급하는 등의 여러 불합리한 상황에 대한 부당함을 호소한 것이죠.

결과적으로 AI의 전면 배제는 아니지만 작가조합의 요구사항이 반영된 협의가 이뤄짐으로써 첫 파업은 인간의 승리로 기록되었습니다.

비디오 생성 AI가 헐리우드에 종말을 고할까?

그런데 최근 그야말로 '헐리우드의 종말' 이라고 일컬어질만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ChatGPT를 발표해 인공지능 분야에 대격변을 가져온 OpenAI(오픈AI)가 이번에는 'Sora(소라)'를 발표한 건데요. Sora는 비디오 생성 모델로서, 텍스트로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영상을 생성해주는 인공지능입니다.

Sora 이전에도 텍스트를 영상으로 전환해주는 Text-to-Video 서비스는 존재했지만, Sora가 생성해낸 영상의 품질을 보면 정말 놀랍습니다. 특히 텍스트를 최대 1분 분량의 영상으로 구현하는 Sora의 성능은 이미 짧은 영상(숏폼)이나 광고영상을 제작하는 업계를 위협하기에는 충분해 보입니다. 성능이 개선될수록 헐리우드 제작사들도 안심할 수 없겠죠. 이는 영화산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현장과 스튜디오의 수많은 스탭들 대신 인공지능과 프롬프트 입력자 한 사람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죠.

Sora(소라)의 특징

OpenAI가 소개하는 Sora의 강점을 알아보겠습니다. 

- 여러 캐릭터와 특정 유형의 동작, 대상 및 배경의 정확한 세부사항이 등장하는 복잡한 장면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프롬프트에서 사용자가 요청한 내용뿐만 아니라 그러한 사물이 물리적 세계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도 이해합니다.

- 언어에 대한 깊은 이해력을 갖추고 있어 프롬프트를 정확히 해석하고 생동감 넘치는 감정을 표현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하나의 영상 내에서 캐릭터와 비주얼 스타일을 정확하게 유지하면서 여러 장면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 모델이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 복잡한 장면의 물리학을 정확하게 시뮬레이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원인과 결과의 특정 사례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 쿠키를 한 입 베어 물었지만 그 후 쿠키에는 베어 문 흔적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 또한 프롬프트의 공간적 세부사항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좌우를 혼동한다거나, 카메라의 궤적을 따르는 것 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상황을 정확하게 묘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명령어: 35mm 시네마틱 필름으로 촬영된 사람의 스텝 프린팅 장명 (사진: OpenAI 영상 추출)

약점: Sora는 때로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움직임을 만들어냅니다.

Sora는 아직 일반에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 최근 딥페이크 이슈 등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OpenAI는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는데요, 현재 전문가들로 구성된 '레드팀'을 구성하여 Sora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합니다.

약 1년 전 ChatGPT가 대중에 공개되었을 때를 생각해보면 Sora 역시 커다란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기술은 끊임 없이 발전하고 있으니 이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겠죠. 기술과 함께 우리의 삶이 또 어떻게 변할지 더욱 궁금해집니다.